캐나다 Big White Ski Trip 마지막/ kelowna 와이너리
남편이 말하기를.. 아침에 보드 타는 게 사람들도 별로 없고 상쾌하고 더 예쁘다 해서 마지막날은 밍기적 거리지 않고 아침에 나와서 보드를 탔다. 보드가 운동이 엄청 되는데, 이렇게 연달아 운동(?)해본 게 몇십 년 만엔 처음이라서.. 체력적으로 좀 많이 힘들었었던 기억이 난다. 그치만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도 하고, 내가 스포츠를 이렇게 좋아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보드 타는 게 너무 즐거웠었음.
잠이 항상 밥을 이기는 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거의 불가능해서 또 밍기적 거렸더니 아침 먹을 시간을 많이 놓쳐서 거의 공복으로 나왔음. 덩어리 진 음식을 잘 못 삼켜서 많이 씹는 편이라 워낙 느리게 먹기도 하고, 남자들은 또 너무 빨리 먹기도 하고.. 어쨌든 다 같이 올라가기로 했으니 시간컨트롤이 거의 불가능해서 계란 한두 입 먹고 바로 나왔더니 머리가 어질어질 ㅋㅋㅋ 그래서 당장 카페 가서 혈당 확 오를 것 같은 쿠키를 하나 샀다. 집안 내력에 당뇨가 있어서 공복에 당섭취는 조절하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었음.. 다행히도(?) 바닐라 쿠키가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다 먹진 않았다 ㅋㅋ
그치만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쿠키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었고...ㅋㅋㅋ 친구들이 잠시 쉰다고 하길래 오전 스키가 끝나고 남편이랑 식당에서 밥 먹기. 안내소 직원이 이탈리아 음식점 맛있는 데 있다고 알려줘서 거기 갔는데 문이 닫혀있길래 그냥 옆에 있던데 아무 데나 감 ㅋㅋ 다 작은 사이즈로 시킨 건데 샐러드도 그렇고 피자도 그렇고 엄청나게 컸음. 혹시 내가 잘못시킨 걸까 봐 사이드 디쉬 맞는지 두 번이나 체크함. 맛은 걍 그래씀 !ㅋㅋㅋㅋ 이렇게 먹고 조금 쉬다가 다시 보드 타러 갔는데, 남편이랑 둘이 같이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친구들한테 어디냐고 전화가 와서 내려가고 있다고 하고, 곤돌라 앞에서 기다리겠다길래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여기서 대참사가 일어나는데...
저 밑에 친구들이 보이고, 곤돌라 앞쪽에서는 거의 평지이기 때문에 걸어가는 것 없이 곤돌라 쪽에 도달하려면 약간 경사가 있을 때 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해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밸런스를 이용해서 쭉 가야 하는데 이게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ㅜㅜ 멈추면 늘 남편이 밀어줬기에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또 잘할 때까지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부담감이 항상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늘 곧 잘 넘어짐.. 밑에 친구들이 보이길래 잘 가봐야겠다 하고 마음먹고 속도를 내기 위해 보드를 사이드로 돌리는 순간.. 빡 하고 앞으로 넘어짐. 보드 타면서 많이 넘어져봤지만 이렇게 강하게 넘어진 적은 없었는데, 넘어지면서 갈비뼈로 바닥을 때리고 머리가 강하게 흔들리면서 숨이 안 쉬어지기 시작했다 😱 누가 주먹으로 명치 강하게 때린 것처럼. 머리가 엄청나게 울리고 숨이 안 쉬어지기 시작하더니 몸에 경련이 일어나면서 온몸이 굳음. 남편이 와서 앰뷸런스 부르겠다고 하는데 머리로는 시간을 주면 괜찮아 질거라 생각하는데 얼굴에도 경련이 일어난 바람에 말이 안 나오고 숨이 안 쉬어지니 소리도 안 나옴😭 지나가던 패트롤이 보고 내가 대답을 못하니까 앰뷸런스를 불러주었다. 그 뒤로 사람들이 엄청 많이 왔던 기억이 나는데 주변을 못 둘러봐서 몇 명이나 왔었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 어떤 한 분이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서 나의 상태를 체크하고 자기 이름 덱스라고 하면서 기억하려고 노력해 보라고 함. 솔로지옥 덱스님 생각나서 지금도 안 잊히는 이름 ㅋㅋㅋ
결국.. 인공호흡기를 하고 들것에 실려가서 병원으로 옮겨짐. 내가 못움직이니까 내가 아끼는 핑크색 스노우보드 자켓을 가위로 다 잘라버리시고 ㅜㅜ 흑흑 결국 누더기가 된 나의 자켓.. 호흡이 잘 안 돌아와서 산소호흡기도 코에 끼워주시고... 손가락에 뭐 끼워주셨는데 네일아트 때문에, 또 경련 때문에 손이 굳어서 안 펴져서 자꾸 떨어짐..ㅋㅋ...왜 수술 전에 네일 지우고 오라고 하시는지 알았다 이제ㅋㅋ
혹시 나중에 약물 주입해야될수도 있으니까 팔에 바늘 끼우겠다고 하시며 진짜 조금 아플 거라고 하시더니 내가 세상에서 맞아본 피통주사 중에 제일 아팠다 진짜로.. 원래 고통 잘 참고 피도 잘 뽑는데 소리 안 지르고 못 배길 만큼 아팠음. 나는 몰랐는데 남편이 나중에 약물 주입했었다고 말해줌 뭔지는 자기도 모른다고ㅋㅋㅋㅋㅋ 암튼 그거 하고 산소호흡기 끼고 경련 때문에 못 일어나고 못 걸으니까 돌아올 때까지 옆에서 직원분들이 기다려주시고 부축해 주셔서 있다가 나왔다. 큰 병원 가서 엑스레이 찍어보라고 하셨는데 캘거리 돌아가서 하겠다고 하고 나옴. 의사분 소견은 미세골절이거나, 염증, 뼈에 멍든 이 정도 일거라고 하심. 통증약이랑 근육약 먹으면서 기다려보라고 하셨다.
캘거리 돌아와서 결국 엑스레이 찍어봤는데 골절은 아닌데 고통이 심한거 보니 내부 염증이 꽤 있는 것 같다 하시며 염증약이랑 무슨 약 하나 더 처방해 주셔서 그거 먹음. 진짜 일이주일 넘어도 못 움직일 정도로 아팠었는데 그거 먹으니까 또 금방 괜찮아졌다. 한 달 정도 지난 지금 여전히 미세 통증이 남아있긴 하나 세상 살만해짐!
숙소에 돌아오니 분위기가...ㅋㅋㅋ 친구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하필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넘어지고 실려가서 애들이 너무 충격받았음.. 마지막날인데 걱정 끼친 것 같아서 진짜 너무 미안했음 ㅜㅜ 그래도 심각한 거 아니라서 너무 다행이라고 걱정해 주는 친구들. 고맙다 얘들아
마지막날인지 다들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보였다ㅋㅋ저녁 기다리는 동안 물병으로 저렇게 머리 받치고 자고 있음 ㅋㅋㅋ
저녁에 자기 전에 확인해 보니 팔이 이렇게 되어있었는데, 어쩐지 진짜 드럽게 아프더라. 어떤 바늘을 어떻게 꽂으면 이렇게 되누(어떤 바늘인지 못 봄).
결국 이렇게 마지막날이 지나가고, 짐을 싸고, 기념품 사고 싶다는 사람들 사고 남편이랑 나는 커피 한잔 하러 마지막날 발견한 카페로 갔다.
분위기는 낫배드였으나 커피맛은 배드였던 귀염 뽀짝했던 카페 ㅋㅋㅋㅋ 자꾸만 커피에 대한 입맛이 올라가서 큰일이다.. 커피맛에 너무 민감해져서 쉽게 만족하지 못하고 하루 첫 커피가 맛없으면 하루종일 기분 별로임 😂😂 이러다가 집에 비싼 커피머신 들이는 거 아닐까..? 잘 내릴 줄만 알았으면 이미 들였을 듯
켈로나에 와이너리가 꽤나 많은데, 온 김에 와인 사가고 싶다고 해서 집 가는 길에 잠시 와이너리 나들이. 날씨도 너무 좋고~ 켈로나가 나름 따뜻한 지역이지만 아직까지는 바람 불고 쌀쌀했음.
친구들은 사진 찍고 난리 났지만, 갈비가 아픈 나는 풍경사진이나 찍기. 럭셔리 빈티지 제품도 많이 판매하고 있었는데 구매하고 싶었으나 빈티지 제품에 대해 신뢰도가 부족해서 패스. 아니 근데 나 사진 많이 찍었는데 다 오디 갔지
두 번째로 이동한 와이너리에서 시음도 할 수 있길래 4-5가지 정도 시음해 봤다. 관심은 많으나 술찌라서 와알못인 나.. 빈손으로 가려고 했으나 남편이 리슬링이랑 샤르도네 구매. 아직도 집에 고대로 있다는 사실 ㅋㅋㅋ 켈로나에 예쁜 와이너리 많은데 친구들이 'Quails' Gate' 여기 와인이 제일 맛있다고 합니다. 여름에 가면 푸릇푸릇하고 하늘은 파랗고 진짜 예뻐요! 휴가 가세요 여러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