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1.25-28 British Columbia주 Big White Ski Trip (1)
벌써 스키트립을 다녀온 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다. 새삼 느끼지만 시간 참 빨라
정말 어렸을 때 한국 동네 썰매장에서 스키강습 한번 들은 것을 제외하고는 인생에서 또 캐나다에서 한 번도 겨울스포츠를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그동안 삶이 너무 바빴음.. 육체적으로도 힘들 수 있는 일을 해왔기 때문에 쉬는날에는 진짜 쉬느라 바빴지 겨울 스포츠 같은 건 꿈도 못 꿨었다. 몇 년 전 직장이 바뀌고, 드디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면서 남편이 같이 해보자고 한 스노우 보드. 작년에 처음 경험해보고는 온몸이 부서질 것 같은 느낌에 다시는 안 하고 싶었으나, 이미 다 구매해 버린 기어들이 아까워 스키장에 한두 번 더 발을 들이고 나서는 재미를 알아버렸다! 잘 타기 시작해지니까 더 재미있고 더 많은 기술들을 익히고 싶어 짐. 그래서 가게 된 내 인생 첫 스키트립 ㅎㅎ
BC주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떠나기.. 우리 집까지 차 타고 오면 우리 차로 옮겨 타고 가자 했더니 굳이 굳이 자기 집까지 와서 픽업해 달라는 친구 😑 참고로 가는 길이랑 정 반대인 곳에 삼 우리 집에서 30분 거리...ㅎ 덕분에 2시간도 못 잤다 고맙다 ~
우리 집 차가 큰 데다가 눈 내린 산길에서 운전하기에 용이해서 우리 집 차로 가기로 했다. 함께 가는 친구들이 8명+ 이기 때문에 같이 먹을 음식 등등 에다가 각각 스키며 보드며 기어들이 많아서 짐 다 싣고 나니 이만큼..😱 이렇게 낑겨서 BC주까지 8시간 넘게 운전해서 감 ㅋㅋ 잠도 제대로 못 자기도 했고 이날 또 너무 추워서 오돌오돌 떨었더니 실시간으로 몸이 안 좋아지는걸 느낌. 결국 뭘 잘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며 골골대면서 갔다. 나는 그냥 커피 하나면 돼 사실
해가 슬슬 떠오르고 있던 레이크 루이스를 지나서,,, 가는 길에 기름도 4번인가 5번인가 넣고.. 확실히 BC주로 넘어오니까 기름값이 비싸졌음. 왕복 기름값만 7-80만 원 쓴 것 같다. 엄마가 알면 기절할 가격ㅋㅋ 중간중간에 뒤따라 오던 친구 차 배터리가 자꾸 말썽이어서 전직 메캐닉이었던 남편이 어떻게 고치는지 속성과외 해주는 중. 남편 칭찬해 멋져멋져
우리가 BC주 갈 때마다 꼭 들리는 데어리 판매점이 있는데, 여기서 항상 아이스크림 먹고 간다ㅋㅋ 독특한 맛이 많은데, 시아버님이 이 타이거 타이거 맛에 안 좋은 추억 있으셔서 사진 찍어서 아버님 보내드리기 ㅋㅋ 아버님이 한번 먹어보라고 너 먹으면 아주 좋아할걸~ 하심 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미 다 아는 나는 이거 말고 맛난 걸 골라서 밀크쉐이크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원래 찬 음식을 잘 못 먹어서 아이스크림 시키면 항상 다 못 먹기 때문에 나는 늘 밀크쉐이크로. 게다가 이날은 몸도 안 좋았어서 차 안에서 엄청 녹여서 조금조금 먹었다.
여러가지 맛의 아이스크림들도 팔고, 버터, 우유 그리고 도자기 등등 파는데 장거리 운전 중에 잠시 들려서 쉬었다 가기 좋은 곳인데, 가보고 싶으신 분들은 지도 참고하세용 ㅎㅎㅎ "D DutchmenDairy"
길을 달리는데 발견한 차들. 오른쪽 차 위에 2개의 랙이 뭔가 무스 뿔을 연상시켜서 사진 찍으려고 한 순간, 뒤에 늑대 눈 스티커를 붙인 트럭이 갑자기 슝 ㅋㅋ 산 도로에서 발견한 2개의 동물🤣
산길을 달리고 또 달려서 드디어 도착한 Big White. 스트레이트로 오면 8-9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중간에 켈로나에 들려서 장도 보구 술도 사고 해서 훨씬 더 많이 걸린 것 같다. 코스트코 들려서 내가 사랑하는 푸틴도 먹음. 캐나다 코스트코 갈 일 있으신 분들 제발 제발 푸틴 드셔보세요. 여기저기서 다 먹어봤지만 코스트코 푸틴이 진짜 원 탑임
산을 타고 들어오는 길도 눈으로 덮인 나무들이 너무너무 예뻤는데, 올라오니 산장느낌 나고 더 예뻤다! 리조트가 이렇게 예뻐도 되나 싶을 정도. 캘거리는 올해 눈이 그렇게 많이 오진 않았는데 ( 지난 몇 해들에 비해서 ) 여기는 진짜 말도 안 되는 눈의 양이 쌓여있었다 ㅋㅋㅋ 비씨주는 모든 곳이 캘거리보다 더 따뜻할 줄 알았던 나의 착각.. 암튼 날씨도 좋고 진짜 다 너무 좋았음. 내 컨디션만 빼고...ㅎ 우리가 예약한 롯지를 찾아서 주차를 하고, 그 많은 짐들을 숙소로 다 옮겼더니 해가 뉘엿뉘엿. 우리는 이때쯤 도착할 것을 예상하고 나이트 타임 스키 표를 예약해 놨었는데, 진짜 대단한 친구들이다. 원래 나는 안 갈라고 했는데 다들 가길래 그냥 어거지로 몸을 움직임.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머무는 일정 중에 이 날이 유일하게 나이트 스키를 탈 수 있었던 날이라고 했다. 주말에는 나이트 스케줄이 없는 대신 거의 모든 로프들이 다 열린다고 들었음. 근데 평일에는 안여는 로프들도 많았다.
스키 카드마저 귀여운 빅화이트 스키 리조트! 사진 많이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리프트 타고 올라가니 7시쯤 되고 너무 어두워져서 생각보다 뭘 안 찍었나 보다. 일단 어떤 느낌인지 간을 좀 보고 워밍업 하듯이 탔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타져서 스스로 놀랐음..ㅋㅋ 보통 남편이 나보다는 훠어어어어얼씬 잘타서 나 먼저 내려가고 남편이 나를 지켜보면서 따라 내려오는데 이날은 뭔가 내가 너무 잘타져서 속도를 엄청 냈더니 남편이 따라오기가 어려워졌다고 했음 후후 컨디션이 안 좋아야 잘 타지나요 나는
한참 타다가 조금 쉬려고 내려오니 메인빌딩 안에서 이렇게 프리 팝콘도 나눠주고 있었고 아이들을 위한 공기 주입된 놀이기구(?) 도 설치되어 있었음. 작은 축제의 현장 같았다 ㅋㅋ 그래서 그런가 사람도 엄청 많았고 아이들도 많았음. 하루종일 잘 못 먹어서 그런가 저 팝콘이 왜 이리 맛있던지 ~ 줄 서서 하나 받았는데 안 먹겠다던 친구들이 다 뺏어먹었다 ㅋㅋㅋ 다들 배가 많이 고팠었나 보다
이건 걍 인상 깊어서 찍은 사진 ㅋㅋ 애들한테 이것도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일하시는 분들이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온 사방에 솜사탕을 묻히면서 만들고 계셨다. 엉망진창인 솜사탕이지만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음. 심지어 어른들도 좋아하심 ㅋㅋ 일부러 그러 신건진 모르겠지만 몸에도 얼굴에도 머리에도 다 솜사탕으로 휘감겨 계셨다. 모자이크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원본 보면 두 분이 정말 즐겁게 일하시는 표정을 볼 수가 있다! 너모 귀여우셨음 🙃🙃
야경마저 너무 아름다워 ㅎㅎ 여기 있는 별장들은 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별장들인데, 저 노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통유리로 된 별장들의 내부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가족단위로 와서 파티도 하고, 파이어플레이스에 불 피워놓고 쉬고 핫 텁을 즐기시고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음. 그 모습이 마치 내가 상상만 하던 백인 부자들이 휴가를 즐기는 모습 같았달까. 너무 부럽고 보기 좋았다. 저런 날이 나에게도 올까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또 꿈을 살짝 꿔본다
좀 쉬다가 몇 번 더 타고 케이블카를 타며 롯지쪽으로 내려오는데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그 모습이 케이블카 안에서 지나가면서 보이는데 너무 낭만적이고 좋았음ㅎㅎ 동영상 찍었는데 케이블카 창문에 난 스크래치에 자꾸 초점이 잡혀서 😒😒 올릴 수는 없게 되었다.
핫팟이 먹기는 간편하지만 씻고 손질할 게 은근히 많아서 피곤해 죽겠는 첫날 먹고 싶지는 않았는데, 다들 춥고 피곤할 때는 핫팟이 최고라며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준비시작..ㅋㅋㅋ 그래서 나도 그래! 오늘 같은 날은 핫팟이지 하며 준비하기 시작. 멤버 중에 여자가 나랑 친구 와이프밖에 없어서 내가 거의 주로 준비하고 친구 와이프가 뒷정리를 맡아주었다. 다들 옆에서 도와주고 연신 고맙다고 말해주었기도 하고 ~ 남편이 절친들과 오랜만에 맥주 한잔 하면서 좋은 시간 보내는 걸 보니 별로 힘들지도 않았다!
모두가 영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술을 먹고 좀 편해지면 나 빼고 모두가 중화권 친구들이기 때문에 계속 광둥어 중국어 왔다 갔다 하면서 소통하는데, 중국어를 모르는 나는 방으로 쏘옥 들어갔다. 중국어든 광둥어든 진짜 공부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데일리룩/광둥어 공부가 메인이었던 이 블로그의 메인이 걍 일기로 바뀌고 있는 것 같은 느낌 ㅋㅋㅋㅋ 뭐 근데 어차피 알아들어봤자 재미없을 것 같긴 하다 ㅋㅋㅋㅋㅋ라고 합리화를 해보며. 진짜 너무너무 피곤해서 쉬고 싶었기 때문에 방으로 들어와서 샤워하자마자 기절함 ㅎㅎ